유년시절의 추억

향긋한 쑥국으로 쓰린 속을 달래 봅니다

사과선녀 2010. 4. 25. 08:24

농사꾼 !

선녀는 진정한 농사꾼으로 남기를 희망한다며

나름 농사라면  할말이 있다고 생각 했습니다

허나 고것은 선녀의 착각이었나 봅니다

요즘은 농사일에 지쳐서  탈출하고픈 마음입니다

농사일이 힘들어서도 아니고  농사일이 하기 싫어서도 아닙니다

날씨 때문입니다

선녀가 귀농해서 농사일을 시작한지 만 13년째인데

올해처럼 이렇게 힘든 해는 없었던것 같습니다

2009년 11월 2일  날자도 잊어버리지 않습니다(너무나 큰 충격이었기에)

그날을 시작으로 오늘 까지 정말 종잡을수 없는 기온탓에 자꾸만 힘이 빠지고

이일을 계속 해야 할지  자신이 없어 집니다

일년내 땀흘려 농사 지은 사과를 하룻밤 영하의 날씨에 몽땅 얼어서

손가락 하나 어떻게 할수 없이 사과가 동해를 입어 선녀와 나뭇꾼의 마음도

큰 상처를 입었더랬습니다

그러나 내년에 다시 잘 해보겠다며 스스로 위로를 하고 마음을 달랬더랬지요

그런데 이제는 그러할 기력도 없어지는것 같습니다

친정어머님께서 늘  하신 말씀이 생각납니다

농사는 속으며 짓는 것이라고

올해 못하면 내년에 다시 잘해야지  그렇게 일년일년 속으며 짓는것이라고요

그 말씀이 꼭 맞는것 같습니다

봄내내 사흘이 멀다 하고 눈오고 비오고  농사에는 필수인 햇살을 볼수가 없으니

저 높은 하늘은 농민들의 타는 마음을 알기나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사과꽃보다 일찍 피는 배꽃은 벌써 동해를 입어 꽃 수술이 다 망가져 버리고

사과꽃도 일차적으로 동해를 입어 잎이 오글오글 하며

꽃이 밀고 나오지를 못하는것 같습니다

답답한 이마음을 어떻게 달래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어제는 저녁 8시까지 밭에서 일을 하다가

깜박 하고 고추모를 집안에 들여놓지 못했습니다

하우스가 없어서 낮에는 햇볕보라고 내놓고

저녁에는 추우니까 집안에 들여놓아 키웠는데.....

아침에 새벽미사를 다녀오다가 보았네요

아뿔싸  이일을 어쩐데.....하늘이 무너지는 느낌!!!!!!!!!!!!

얼마나 정성을 들여서 키운 것인데...

어젯밤에도 기온이 영하로 떨어져  고추모가 꽁꽁 얼어버렸습니다

상토를 만져보니 상토도 꽁꽁얼어서 얼음덩어리 입니다

그러허니 잎도 뿌리도 성할리가 없지요

에고  모르겠다  될데로 되라지 뭐   깨어나면 다행이고  돌아가시면 할수 없고....

이러허니 어찌 진정한 농사꾼이라 할수 있을까나

저녁을 먹지 않더라고 고추모를 들여다 놓았으야지

허니 깜박 잊어버린것도 핑겨이지뭐  좀더 사랑과 관심이 있었더라면

깜박하지도 않았었겠지......

그러나 고추모가 문제가 아닙니다

정작 큰일은 사과꽃과 복숭아 꽃들이지요

아직은 피지를 않아서 알수는 없지만 온도가 너무나 떨어져 수술이 괜찮을지 걱정입니다

또 꽃이 핀다해도 이렇게 온도가 계속 떨어지면 걱정이 아닐수 없지요

그래도  힘과 용기를 내서 희망을 가져 보아야 하겠지요

"스피노자는 내일 지구가 멸망해도 오늘 한그루의 사과나무를 심는다 했는데"

당장 내일 지구가 멸망하지는 않을 테니까~~~~~

이 아침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 보아야 겠습니다 

홍로 사과꽃인데요  입을 꼭 다물고 있지요

 

잎이 동해를 입어서 오글오글 합니다 

 이렇게 붕대를 감고도 자기에게 주워진 역활을 하는 사과나무

참 고맙고 감사합니다

산토끼가 갉아 먹어서 혹시나 하고 붕대를 감아 주웠는데 다행이도 죽지는 않은것 같습니다

 

잎이 동해를 많이 입었습니다

 

 

날씨도 얄밉지만  이렇게 땅속에서 속을 썩이는 두더지도 얄밉습니다

풀을 길러 초생재배를 하다보니 지렁이가 많습니다

그러허다 보니 두더지 또한 이렇게 과수원을 자기 놀이터인양

주인 허락도 없이 온밭을 일구고 다닙니다

어떡해야 이 두더지들을 몰아 낼수 있을런지?????

 

 

사과꽃이 크지면 선녀의 걱정도 따라서 커집니다

꽃이 피어나서 수정이 될때까지 제발 날씨가 좋와야 하는데.....

 

올해는 진달래도 탐스럽지 않습니다

영하의 날씨에 꽃들도 상처를 입었지요

 

 

얘들아 너그는 좋겠다  아무 걱정 없어서

그런소리 말라고 .....

그래 너그라고 걱정이 없겠니 

마누라 잃고 엄마잃고 ~~  둘이 부자지간인데요

지난번 강아지가 씨암닭을 물어서 하늘나라로 보냈거든요

오늘은 마누라와 엄마가 그리운지  사과나무에 올라앉아 있네요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려고 향긋한 쑥국을 끓여 보았습니다

옛날에 곰과 호랑이가 사람이 되고 싶어서 쑥과 마늘을 먹고 기다렸다지요

성질 급한 호랑이는 중도에 포기해서 사람이 못되고

미련 곰탱이 곰은 (곰이 들어면 서운할려나) 끝까지 참아서사람이 되었다는 전설이 떠올라

선녀도 쑥과 마늘을 덤뿍넣고 맛나라고 들깨 가루도 넣고

쑥국을 끓여서 한그릇 먹었습니다

아직도  사람이 덜된듯 하여  사람좀 되어 보려구요...

쑥국에 마늘을 먹었으니  인내력과 지혜로움만 있으면 사람이 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