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아들 재경이 졸업식날...
2011년 2월10일 목요일 찬바람 불고 추운날
둘째 재경이 졸업식날
아침을 먹는둥 마는둥 하고 졸업식에 가기 위해 청주를 갔다
교문앞에는 꽃을 파는 아줌마들이 꽃사시오~
꽃을사시오~ 꽃을사 라고 유혹을 했다
그렇지 않아도 미리 준비를 못해 하다발 살려고 했다
장미꽃다발을 사서 강당으로 갔다
벌써 많은 분들이 와있었다
사실은 고3 담임선생님께 감사하다고 인사도 할겸 해서 좀 빨리갔다
아이만 학교 보내놓고 그동안 학교를 한번도 찾지 않은 무정한 선녀다
친 엄마 아니 고 3 엄마 맞는지 모르겠다
그러니 담임선생님 얼굴을 모르는것은 당연지사
다행이도 재경이 일학년때 반장엄마를 만나서
선생님이 누구시냐고 물었더니
함께 가자고 했다
단상 옆에 앉아계신 선생님께 찾아가서 인사를 드렸다
재경이 엄마라고 그동안 감사했다고..
선생님 답변이 걸작이었다
재경이가 대학에 합격해서 천만 다행이라고 !!!!
매일 야자시간에 잠만 잤는데 천마다행이 합격을 해서 다행이라고
난 순가 챙피하기도 했지만 그에 앞서
천만 다행이란 말에웃음을 참을수가 없으서 ㅎㅎㅎ 웃고 말아버렸다
아니 아들 흉을 보는데 웃는 엄마는 푼수 아니냐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이름난 대학교도 아니고 지방에 있는 대학교지만
그래도 감사했다
삼년동안 자취하면서 학원하나 다니지 않고 대학교에 간것만도 감사하다
졸업식이 시작되고 교장선생님 훈화말씀이라는 시간이었다
학교가 좋고 나쁜 학교가 어디 있겠냐면서 잘자나가나 싶었는데
역시나 서울대 이야기를 하셨다
청주에서 최고 많이 서울대에 합격을 했다고(6명이 서울대에 갔다는군)
자랑을 하셨다
나원참 원나참 서울대 간놈은 좋겠지만 다른 놈들은 우짜라고
466명이 졸업을 하는데 그중에 6명이 가서 너무 자랑스러워 하시면서 말씀을 하셨다
졸업식에서 까지 꼭 서울대 이야기를 해야만 하나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식이 끝나고 교실에도 함 가보았다
아이들은 담임선생님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있고 학부모들은 복도에서 기다렸다
그런데 아니 참 특이한 졸업식...
복도에 경찰들이 두세명씩 짝을지어 다니는것이 아닌가
졸업식에 왠 경찰????
아마도 잘못된 졸업식 풍토를 사전에 방지하려는 것이었나 보다
선생님과 아이들이 모두 나간 교실에 선녀는 오랫동안 머물다 왔다
이곳이 우리 아들이 3년동아 있었던 자리구나
3년 개근상을 받았다며 좋와라 했다
비록 공부 잘하는 상은 아니지만 아들왈
자취생활 하면서 3년 개근하기가 쉬운것이 아니라며
밥도 굶어가며 탄 상이라고 좋와라 했다
선녀 졸업식때는 송사 답사를 읽으면 눈물 바다가 되었었는데
요즘은 눈물은 크녕 송사 답사도 없고 선생님께 드리는 사은의 글이라는것만
학생회장이 읽고 말았다
또 선녀졸업식때는 학교를 떠나는 선배들을 후배들이
교실에서 교문까지 양쪽으로 줄을 서서 잘가라고 박수를 치면 보내 주었었는데
그 길을 걸어나오면서도 참 많이 울었던 기억도 난다
그런데 요즘은 대부분이 부모와 함께 자가용을 타고 교문을 나왔다
참 세상이 많이 변했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아들 3년동안 자취하느라 수고 많았고 고맙다
올해로 36회째 졸업식을 하나 보다
교실에서 마지막 추억을 담아 보았다
친구들과도 추억을 담아보고
나뭇꾼과 선녀도 함께 추억을 담았다
아들이 자랑스러워하는 근면상~
자취3년동안 밥도 굶어가면서 탄 근면상이라고....
그럼 사람은 공부 잘하는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근면혀야혀.....
운동장에서도 아쉬움을 달래 보았습니다
이렇게 마지막 기념을 하고 (선녀는 짧아서 한계단위에 섰는데도 짧긴 짧나봅니다)
아들 과 함께 짜장면 한그릇도 못하고 선걸음으로 가을농원으로 돌아왔습니다
어찌나 속이 상하던지
1시에 마을 회의가 있다면서 나뭇꾼이 아니 이장님이 그냥 가야한다고 속을 썩이는 바람에
하는수 없이 함께 올수 밖에 없었습니다
선녀는 속이 상해서 꿍시렁 꿍시렁 했더니만
회의마치고 5시쯤 오더니 나가서 저녁먹고 오자고 합니다
나뭇꾼도 미안하긴 했나 봅니다
이렇게 졸업식이 모두 끝이 났다는 이야기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