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년도 가을 10월 어느날인가에 밀을 심었습니다
약 1500평 되는 밭에다 밀씨를 뿌렸드랬지요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밀이 날 생각을 하지 않더라구요
작년 가을 겨울이 무척이나 가물었거든요
그래서 비가 오지 않아 싹을 못 튀우나보다 했습니다
그래도 사람의 욕심인지라 자꾸만 미련이 남고 시간만 나면 발길이 그리로 향하더만요
그런데 어쩌다 오다가다 정말 가뭄에 콩나듯 하나 둘 싹이 돋았더라구요
봄이 되니 제법 여러포기가 보일길래
사람을 사서 밀밭에 풀을 뽑았지요
아줌마가 그러시데요
밀도 없는데 제초제를 쳐야지 풀을 어찌 감당하려고 하느냐구요
그래서 선녀가 살짝 큰소리를 냈지요
제초제 치려면 뭐하러 품값드려가며 사람을 사서 뽑겠냐구요
그련데 그 아줌니 말이 맡드라구요
여름이 오니 밀밭이 아니라 완전히 풀밭이더라구요
수녀님과 나뭇군과 셋이서 뽑다가 지쳐서 그냥 내 버려두었습니다
어쩌다 한두포기씩 돋아난 밀은 온데간데 보이지 않고 풀만 무성했습니다
그래도 환경을 지키는데 아주쬐끔이나마 일조를 했다는 생각에 스스로 위안을 삼았지요
사과 솎기에 더 신경을 쓰야 하는데 이것 저것 할일이 태산이라 마음만 콩당콩당....
그런 선녀의 애타는 마음을 헤아려 주심인지
서울에서 카톨릭대학교 의대생들과 간호대학생들이 농활을 왔습니다
첫날은 풀을 모두 베고 둘째날은 밀을 수확했습니다
공부만 하던 학생들인데도 농사의 즐거움과 뿌듯함을 알더라구요
일을 다마치고 뿌듯해 하는 모습에 선녀까지 뿌듯했드랬지요
덕분에 밀 수확을 무사히 마칠수 있었답니다
풀을벤곳은 밀이 보이는데 뒤쪽은 풀밭에 싸여 밀이 모두 숨었습니다
장민이 성렬이 윤하 윤희 의 멋진 폼들...
경희, 다슬이 ...애고고 선녀의 기억력이 한계가 왔나봐요..다른친구들은 가물가물 미안 ^*^
생전 처음 해보는 일이지만 무슨일이든 주워진 일에 최선을 다하려는
젊은친구들의 용기와 노력에 힘찬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