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농원 선녀 집나간지 사흘만에 돌아왔더니.....
2012년 2월 1일 동장군이 전국을 꽁꽁 언 동태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전날 내린 폭설은 또 많은 분들의 발길을 묶어 버리기도 하구요
선녀 도 이날 아침에 일어나 오전 내내 눈을 치웠습니다
눈치우느라 지쳐서 아침먹을 기운도 없었지요
겨우 아침 한술 뜨고 몸이 찌뿌둥 해서 선녀탕을 가기로 했습니다
마침 나뭇꾼이 읍내 볼일이 있어 나간다기에
내좀 선녀탕에 데려다 달랬더니 그러마 하길래 야호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목욕재개할 준비를 해서 나뭇꾼 애마에 올라습니다
도로는 전날 내린 눈으로 얼마나 미끄럽고 꽁꽁 얼어붙었던지
조심조심 해서 무사히 선녀탕까지 갈수가 있었습니다
헌데 가는날이 장날이라고 오호 통제라 이를 어째...........
선녀탕이 쉬는 날이지 뭡니까
하는수 없이 나뭇꾼한테 잔소리좀 듣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달력을 보니 내일이 서울에 가는 날입니다
아이쿠 큰일 났습니다
선녀 부랴 부랴 머리를 감고 청주가는 버스 시간표를 확인하고 집을 나섰습니다
2월2일 아침 9시부터 잠실 롯데호텔 에서 한국 농촌 경제 연구원 주최로 열리는
도농 상생을 위한 농업 농촌 가치의 재발견 농업전망 2012 대회에 참석 하기 위해서 입니다
집에서 4시반쯤 출발했는데 서울에 저녁 9시 30분쯤 도착했습니다
서울도 추위가 만만치가 않았습니다
다음날 아침 대회에 참석해 저녁 6시까지 일정을 소화하고 집으로 오려 하니
청주까지 가는 버스는 있는데 가을농원 까지 오는 버스는 탈수가 없었습니다
나뭇꾼 한테 전화를 해 청주까지 데리러 올래요 아님 하룻밤을 더 묵고 내일 아침에 갈까요 했더니
알아서 하라고 합니다 (제일 겁나는 말인데 ^*^)
날씨도 춥고 길도 미끄러우니 자고 내일 가겠다고 했지요
다음날 농민회 총회가 있어서 서울에서 활동하시는 수녀님을 만나 함께 내려 왔습니다
집이라고 오니 식탁에는 소주병이 노여있고 부엌의 수도물은 얼어서 물도 안나오고.....
럴수 럴수 이럴수가 하여간 남자들은 ........
아니 불도 안때고 잤나 왜 수도를 얼게 했냐고 궁시렁 궁시렁 했더니만
온도가 영하 20도 가까이 내려 갔다고 합니다
2년 전에도 한번 집안에 있는 부엌 수도물이 얼어서 고생을 했던 기억이 있는데 ....
이제는 집을 짓기는 지어야 겠습니다 콘테이너 생활이 한계가 온것 같습니다
나뭇꾼은 나가서 또 아궁이에 장작을 넣고 옵니다
오후가 되니 물이 나오긴 했지만 남자들만 두고 집을 비우면 늘 불안합니다
화려하고 복잡한 서울 보다는 비록 코끝이 시리고 수도물이 얼어서 나오지 않는 콘테이너지만
두다리 쭉 펴고 쉴수 있는 내집이 최고입니다
밤새 소리없이 내린 눈을 치우고 있습니다
큰길까지 150여미터를 치워야 합니다 ㅠ ㅠ
수도 꼭지를 열어놓아도 입을 꾹 다물고 아무런 반응이 없습니다
휴 수도 동파가 아닌것만으로도 다행입니다
아무리 목이 말라도 참아야 합니다
물을 끓여먹지 않고 바로 받아 먹으니 받아놓은 물도 없습니다
농업전망 2012
농업의 미래가 밝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또 그렇게 희망이 없는것은 아닌것 같았습니다
아무턴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농사꾼으로 부끄럼 없이 열심히 땀흘리며 농업을 사랑하고
하루 하루 알차게 살아가는것이 농업전망에 파란불이 켜지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