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콩달콩 사랑방

고사리와 친정엄마 .....

사과선녀 2009. 7. 1. 10:44

참 바쁘게 유월이 지나갔습니다

지난 6월19일 친정아버지 제사때 찍은 사진을 이제사 올려 봅니다

선녀의 친정 엄마는 선녀의 고향인  지리산 골짜기에서 혼자 조그만 텃밭 일구며 살고 계십니다

예전에는 일하는 머슴도 둘 만큼 논농사와 밭농사를 참 많이 지었더랬습니다

그리고 물래방아간도 하고 계셨지요

어릴적 기억에 요맘때쯤이면 보리방아를 찧느라고 물레방아가 열심히 돌아갔던 기억이 납니다

오빠들은 아침 일찍 방아를 찧고 학교를 가기도 했더랬지요

방아간에서 돌아온 오빠들의 머리와 옷에는 하얀 겨 가루가 분칠을 하고 있었던 기억도 납니다

지금은 물레방아도 없어지고 아련한 추억만이 그립습니다

젊은 엄마의 생활은 이렇게 일속에 파 무쳐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랍니다

8 남매나 되는 아들딸 키우며 그 많은 일들을 어떻게 다 감당을 했는지 모르겠으요

그런데 작년 까지만 해도 선녀까지 도와 주러 오셨더랬습니다

작년에 엄마의 말 씀이 가슴 한켠에 메아리 치며 자리하고 있답니다

친정엄마왈  "막 시집와서 물레방아를 6개나 짓고  집을 몇체나 지었는지 모르겠다"

그때마다 일군들 밥해대기 몸서리가 났다구요

그런데 이제는 딸네집에까지 와서 밥을 해준다는 말씀....

그냥 농다삼아 웃으면서 하셨지만  그말이 선녀를 철들게 했습니다

엄마 고맙습니다

참 철부지 딸이지요

내가 바쁘다고 내가 급하다고 엄마 한테 전화해서  도와달라고  청을 했지요

올해 일흔셋의 나이에도 다행이 특별히 아픈데가 없어서 일을 잘 하십니다

큰 딸이 서울 살았으면 편할낀데 뭐단다고 시골에 와서 사서 고생을 하냐며

늘 올때마다 마음 아파 하셨지요

올해부터는 친정엄마 께 도움 청하지 않고 스스로 해 보자고 마음 먹었습니다

그리고 엄마도 고사리 농사를 짓고 계셔서  늘 바쁘 십니다

가끔 전화 드리면 고사리 밭에 풀메고 고사리 꺽었다고 하십니다

아버지 제삿날도 아침 일찍 일어나 막내여동생과 고사리 밭으로 갔습니다

친정 엄마는 몬당밭으로 혼자 꺽으로 가시고  선녀와 동생은 뒷논골 밭에서 꺽었습니다

고사리 꺾는일이 처음에는 재미있지만 10분만 하고 나면 허리가 끊어질듯 아픈일이지요

참 우리네 엄마들은 어찌그리도  강하신지 모르겠습니다

선녀는 친정엄마 생각만 하고 엄마 라는 말만 들어도 가끔 눈물이 핑 돌때가 있습니다

아마도 불효를 많이 했다는 증거이겠지요

아무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우리 친정엄니 오래도록 건강하게 사시길 기원해 봅니다

고사리를 꺽고있는 조카 지현이 모습이예요  참 예쁘지요

 

w지현이 뒤에서  지현이 엄마는 허리 굽혀 고사리를 꺽고 있구요  허리 억수로 아프겠지요

 

조금 하던 우리 지현이 엄마 나 집에 갈래 합니다

  그래서 지현이 앞치마 선녀가 인수고 만세한번 부르고 지현이 혼자 집으록 갔네요

 

친정엄마께서 고사리르 꺽으서 자루에다 지고 오셧네요

 엄마 사진한번 찍자 했더니 뭐하러 사진은 하시며 수줍게 웃으십니다

 우리가 꺽은 고사리와 합쳐서 자루에다 담고 엄마가 지고 가시겠다고 합니다

엄마 제가 지고 갈께요 했더니  허리아파 안된다며 펄쩍 뛰시네요

딸허는아프고 엄마 허리는안아픈가요   아마도 딸을 생각하는엄마의 마음이겠지요

우리엄니 패션 감각 멋지지요  

꽃무니 면티샤츠에  깜정 칠부바지에  우리엄니 애장품인 검정고무신 에다가  겨울버선

이정도면 오뉴월 패션치고  꽤 근사하지 않나요  ㅎㅎㅎ

무거운 고사리 자루를 엄마가 지고 일어 나십니다

미안하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은 엄마의 건강함에 감사하기도 하고...

 

엄마의 뒷모습입니다  왠지 마음이 짠하네요.....

오래도록 건강하게 마음 편히 사시길 하느님께 기도 해 봅니다

사랑하는 우리엄니   직접 사랑한다고 말한번 못해본 못난 선녀네요.....